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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서 위조·사모펀드 등 혐의 1심
법원·검찰 갈등에 정경심 실신까지
검찰,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 구형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11.05.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11.05.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약 1년2개월간 이어진 재판 끝에 1심 선고를 받는다. 정 교수의 사건은 지난해 정국을 뒤흔들었고, 재판 과정도 유독 다사다난했던 만큼 사법부 첫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이날 오후 2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파워볼엔트리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시작됐다. 사모펀드부터 입시비리, 웅동학원 비리 등 조 전 장관 일가를 둘러싸고 수많은 의혹이 쏟아졌다.

정 교수는 총 15개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먼저 정 교수는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허위로 작성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및 공주대·단국대 등 인턴 경력 서류를 입시에 활용해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검찰은 지난해 11월 입시비리·사모펀드·증거인멸 등 총 14개 혐의를 종합해 정 교수를 추가기소했다.

추가된 공소사실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5촌 조카 조모씨로부터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2차 전지업체 WFM의 미공개 정보를 전달받고, 이를 이용해 차명으로 약 7억13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한 혐의 등이 있다. 아울러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이른바 ‘법원의 시간’이 된 이후에도 정 교수의 사건은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 교수 재판은 지난해 10월18일 사문서위조 혐의 첫 공판이 열리면서 시작됐다.

두 차례에 걸쳐 정 교수를 기소한 검찰은 재판 도중 사문서위조 사건에 대한 시간·장소 등을 일부 고쳐 공소장을 변경하려 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같은 사건으로 또 다시 공소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장과 검찰은 서로 고성을 주고받는 등 격렬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갈등은 법원 정기인사로 재판부 구성이 바뀌면서 일단락됐다. 새 재판부는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2개의 사건과 14개 혐의 사건을 지난 3월 병합한 뒤 함께 심리했다.파워볼엔트리

정 교수의 재판에는 수많은 관련자들이 증인석에 섰다. 조 전 장관이 직접 아내의 법정에 섰으나 ‘형사소송법 제148조’를 이유로 진술을 전면거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구속된 정 교수는 재판 도중 보석을 청구하기도 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결국 정 교수는 구속된 지 약 200일만인 지난 5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이후 불구속 재판을 받던 정 교수는 지난 9월 재판 도중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처럼 이례적인 상황이 속출했던 정 교수 사건은 지난달 드디어 변론을 종결했다. 당시 검찰은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또 9억원의 벌금과 1억6400여만원에 대한 추징도 요청했다.

검찰은 “본건은 언론 등 시민사회가 제기한 살아있는 권력의 부정부패 의혹”이라며 “조 전 장관 검증과정에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실체적 진실 의혹을 규명할 필요성에 따라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국정농단’과 유사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교수는 “이 사건 기소, 특히나 제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것은 제가 아는 사실과 너무 차이가 난다”면서 “그런데 한순간에 저뿐 아니라 아이들은 물론 온 가족이 수사 대상이 돼 파렴치한으로 전락하는 것을 지켜보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 조사를 마친 후 법정에 출석하며 저는 희망을 품었다”며 “검찰이 저에게 첩첩이 덧씌운 혐의가 벗겨지고 진실이 밝혀질 거란 희망이다. 법에 문외한이지만 이런 희망이 이뤄지길 바란다. 현명한 판결을 바란다”고 최후진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90> 신안 안좌면 박지도ㆍ반월도

신안 안좌면 두리마을과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가 은은한 보랏빛 조명을 밝히고 있다. 두리마을과 박지도, 반월도는 3개의 보라색 해상 인도교로 연결돼 있다.
신안 안좌면 두리마을과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가 은은한 보랏빛 조명을 밝히고 있다. 두리마을과 박지도, 반월도는 3개의 보라색 해상 인도교로 연결돼 있다.

모름지기 섬이라면 애틋하고 그리운 전설 하나쯤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지척에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섬이 있다. 달 밝은 밤이면 큰 섬 암자의 비구니가 울리는 목탁 소리가 낭랑하게 갯벌을 떠돌고, 바다안개가 어른거리는 새벽이면 작은 섬 승려의 예불 소리가 어렴풋이 수면에 번지곤 했다. 목청껏 소리 지르면 들릴 수도 있는 거리,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만큼 서로를 향한 그리움이 간절했던 모양이다. 이심전심, 큰 섬에 사는 비구니는 작은 섬을 향해 노둣돌을 놓기 시작했다. 작은 섬의 스님도 바닷물이 빠질 때마다 열심히 징검다리를 놓았다. 마침내 둘은 바다 한가운데서 만났다. 반가움이 컸던 걸까, 노동에 너무 집중해 물때를 잊어버린 때문일까. 때마침 급격하게 차오른 바닷물은 돌무더기 위에서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을 무심하게 삼키고 말았다.파워볼게임

다행인지 불행인지, 두 승려의 인연은 사회적으로 지탄 받을 불륜으로 전개되지 않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막을 내린다. 섬 주민을 위한 헌신이자 보시라 할 수도 있겠다. 신안 안좌면 박지도와 반월도 두 섬을 잇는 징검다리, ‘중노두’에 얽힌 전설이다. 두 중이 놓은 노둣돌은 세월이 흐르며 갯벌에 묻혀 흔적이 희미해졌고, 이제 징검다리 대신 보랏빛 나무다리가 두 섬을 잇고 있다.


3개의 퍼플교, 사계절 보랏빛 향기

박지도와 반월도는 신안 안좌도에 딸린 작은 섬이다. 안좌도 남쪽 두리마을이 가까워지면 주변에 서서히 보랏빛이 감돈다. 마을로 들어서면 담장도 지붕도, 하다 못해 버스정류소와 쓰레기 수거함까지 보라색이다.

신안 안좌면 두리마을과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 왼쪽이 박지도 삼각형 모양의 섬이 반월도다.
신안 안좌면 두리마을과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 왼쪽이 박지도 삼각형 모양의 섬이 반월도다.
박지도의 상징 조형물. 섬이 둥그런 박 모양이어서 박지도라 불린다.
박지도의 상징 조형물. 섬이 둥그런 박 모양이어서 박지도라 불린다.
박지도는 보라색 섬이다. 쓰레기 수거함과 해안 산책로도 보라색이다.
박지도는 보라색 섬이다. 쓰레기 수거함과 해안 산책로도 보라색이다.

마을 남쪽 끝에서 좌우로 보이는 섬이 박지도와 반월도다. 2개 섬과 두리마을을 잇는 3개의 인도교가 바다 위에 설치돼 있다. 두리마을과 반월도 사이 다리는 ‘문브릿지’라는 별도의 명칭이 있지만 모두 보랏빛 ‘퍼플교’다. 3개의 다리 길이만 약 1.9㎞, 섬을 경유해 한 바퀴 돌면 3㎞가 넘는 바다 산책길이다. 퍼플교는 애초 ‘소망의 다리’라 불렸다. ‘걸어서 섬을 건너는 게 소원’이라는 박지도 주민 김매금 할머니의 간절함이 담긴 이름이었다. 할머니의 소망대로 2007년 목교가 놓였고, 두 섬에 보라색 꽃과 농작물을 심으면서 퍼플교로 불리게 된다.

퍼플(purple)은 빨강과 파랑이 반반 섞인 색깔이다. 흔히 보라색으로 번역하지만 붉은 기운이 감도는 자주색에 가깝다. 파랑이 더해질수록 바이올렛(violet), 즉 보라색이다. ‘퍼플교’보다는 ‘보라다리’가 낫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자주교’나 ‘바이올렛교’에 비하면 어감도 그렇고 부르기에도 한결 편하다. 보라는 화려함과 우아함을 상징하는 고급스러운 색깔이다. 고상하고 품위 있는 색이어서 유럽의 귀족들도 보라색 옷을 즐겨 입었다. 일상에서 패션으로 소화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지도 해안에 보라색 꽃은 지고 진한 자주색 국화가 남아 있다.
박지도 해안에 보라색 꽃은 지고 진한 자주색 국화가 남아 있다.
박지도의 라벤더 정원. 꽃이 없어도 겨울바람 끝에 이따금씩 라벤더 향이 감지된다.
박지도의 라벤더 정원. 꽃이 없어도 겨울바람 끝에 이따금씩 라벤더 향이 감지된다.

주민들도 처음에는 보라색 마을, 보라색 섬으로 가꾸는 것에 조금은 주저했다고 한다. 한국 전통 색상인 오방색(청ㆍ백ㆍ적ㆍ흑ㆍ황) 중 하나라면 모를까, 아무리 특색 있게 꾸민다 해도 보라는 너무 튀는 색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섬에서 고구마와 자색 감자를 많이 재배해 왔고, 도라지와 꿀풀 꽃도 흔했으니 자주색이나 보라색이 영 낯설지는 않았다. 요즘은 자색 뿌리를 자랑하는 양파와 콜라비까지 재배하고 있으니 알게 모르게 익숙한 색이다. 두 섬을 색깔 있는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지금은 라일락과 박태기, 자목련, 수국, 라벤더, 아스타국화, 수레국화 등을 심어 사계절 보랏빛 향기가 가득한 섬으로 변신했다.


박지도는 소를 잡고, 반월도는 꿩을 잡고

두 섬 여행은 보통 두리마을에서 첫 번째 다리를 건너 박지도로 간 다음, 두 번째 다리로 반월도로 이동해 마지막 다리를 건너 다시 두리마을로 돌아오는 코스로 잡는다. 입장료는 3,000원, 보라색 복장이면 무료다.

박지도는 기록상 1700년경 김해 김씨 김성택이 이주하며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마을에서는 진도에서 박씨 성을 가진 사람이 처음 건너왔기 때문에, 혹은 섬 모양이 둥그런 박을 닮아서 박지도라 부른다고 말한다. 도로를 겸한 해안 산책로는 약 2㎞,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자전거를 대여(1시간 5,000원)해도 좋고, 주민들이 운영하는 전동셔틀(3,000원)을 타면 섬마을 이야기를 속속들이 들을 수 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오는 박지도와 반월도의 전동셔틀도 보라색이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오는 박지도와 반월도의 전동셔틀도 보라색이다.
17가구가 남아 있는 박지도 마을 지붕도 모두 보라색이다.
17가구가 남아 있는 박지도 마을 지붕도 모두 보라색이다.
신안 박지도 마을호텔과 식당. 섬의 유일한 숙소이자 식당이다.
신안 박지도 마을호텔과 식당. 섬의 유일한 숙소이자 식당이다.

박지도에 도착하면 섬의 상징 표주박 조형물과 자전거 대여소가 보이고, 바로 앞에 보라색 전동셔틀이 대기 중이다. 전동셔틀은 섬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온다. 마을로 이동하는 해변 언덕배기에 지난 가을 섬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국화가 아직도 일부 남아 있다. 진한 자줏빛 꽃송이 너머로 보라색 퍼플교가 대비된다.

마을은 선착장 반대편에 있다. 낮은 돌담과 보랏빛 지붕의 오래된 건물이 남향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마을 한가운데에 축대만 남은 집은 서양화가 김환기(1913~1974) 집안의 농지관리인이 살았던 집이었다고 한다. 소설 ‘토지’의 최참판댁처럼 마을 앞 농경지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위치다. 일제강점기에 백두산에서 목재를 들여와 지은 건물인데 너무 낡아 지난해 허물었다고 한다. 김환기 생가는 안좌면 소재지 읍동리에 있다. 그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 대한민국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지만(‘우주’는 지난해 홍콩 크리스티 경매서 132억원에 낙찰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문에 고향에는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 작은 섬마을로서는 어림도 없고,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박지도 라벤더 정원 꼭대기의 바람의 언덕. 다도해의 섬과 바다가 편안한 눈높이에서 펼쳐진다.
박지도 라벤더 정원 꼭대기의 바람의 언덕. 다도해의 섬과 바다가 편안한 눈높이에서 펼쳐진다.
박지도 해안 산책로에는 바다로 구멍이 많이 뚫려 있다. 배수구이자 산란기에 붉은발도둑게가 이동하는 통로다.
박지도 해안 산책로에는 바다로 구멍이 많이 뚫려 있다. 배수구이자 산란기에 붉은발도둑게가 이동하는 통로다.

마을 뒤편은 라벤더 정원으로 꾸민 ‘바람의 언덕’이다. 꽃 없이 잎만 남은 라벤더에서 바람이 불면 보랏빛 향기가 은은히 번진다. 남쪽으로는 장산도를 비롯해 신안의 크고 작은 섬들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산꼭대기에는 당집과 우물이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만 남았다고 한다.

박지도는 작지만 풍족한 섬이었다. “바다에 가면 감태가 지천이고 게도 잡고 고기도 잡지, 논밭도 많아서 굶어 죽지는 않는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어.” 반월도에서 태어나 박지도에서 살고 있는 장청균씨의 말이다. 현재는 한 집에 한 명 17가구에 17명이 전부지만,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한때는 300명가량이 거주했다고 한다. 작은 마을은 보통 집성촌을 형성하기 마련인데, 16개 성씨가 어울려 살다 보니 섬 안에서 혼인도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다들 먹고살 만했으니 설 지내고 5일 있다가 가가호호 쌀과 돈을 걷어 중송아지를 사서 정월대보름 저녁에 박지당에서 당제를 지냈어. 제관은 상을 당하거나 산달이 아닌 사람 중 4명을 뽑았어.” 이렇게 소 잡고, 술 빚고, 밥 짓고 떡을 해 푸짐하게 당제를 올리고 나면 이장과 나룻배 도선장을 뽑고 농악놀이로 마을 축제를 즐겼다고 한다.

해안 산책로를 이동하다 보면 보라색으로 칠한 낮은 안전 펜스 아래에 촘촘한 간격으로 구멍이 뚫린 모습이 보인다. 물이 빠지는 구멍이자 붉은발도둑게의 이동로다. 매년 7~8월이면 산란을 하기 위해 게들이 산에서 바다로 이동하는데, 이때는 바닥이 새빨개진다고 한다.

박지도와 반월도를 잇는 퍼플교. 3개 다리 중 가장 길다.
박지도와 반월도를 잇는 퍼플교. 3개 다리 중 가장 길다.
반월도의 상징 조형물. 섬이 반달 모양이어서 붙여진 지명이다.
반월도의 상징 조형물. 섬이 반달 모양이어서 붙여진 지명이다.
반월도의 당숲. 400여년 전 인동 장씨가 섬에 들어오면서 조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월도의 당숲. 400여년 전 인동 장씨가 섬에 들어오면서 조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월도 당숲 앞의 버려진 창고와 노루섬. 노루섬에는 꿩과 노루가 많이 서식해 당제에서 제물로 이용됐다고 한다.
반월도 당숲 앞의 버려진 창고와 노루섬. 노루섬에는 꿩과 노루가 많이 서식해 당제에서 제물로 이용됐다고 한다.

박지도를 한 바퀴 돌아 반월도로 이어지는 두 번째 퍼플교를 건넌다. 915m로 3개 다리 중 가장 길다. 물이 차면 푸른 바다에, 물이 빠지면 차진 갯벌에 떠 있는 보랏빛 꿈이다. 반월도는 섬이 반달 모양이어서 붙은 지명이다. 봉우리 양쪽으로 어깨춤을 으쓱해 보이는 어깨산(210m)에서 가파르게 흘러내린 해변에 2개의 마을이 있다. 반월도 해안 산책로는 약 4㎞, 걷기에는 좀 길고 자전거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퍼플교를 건너면 반달 조형물 뒤에 대여소가 있다.

시계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인동 장씨 집성촌인 반월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목에 섬 주민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며 제를 올리던 당숲이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장씨가 이 섬에 처음 들어온 시기가 약 400년 전이니 당숲의 역사도 그 무렵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과 숲이 공존하는 전형으로 인정받아 산림청에서 뽑는 ‘아름다운 숲’에 선정된 곳이다. 둥그렇게 돌담을 쌓은 당제 공간을 아름드리 느릅나무 팽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가 호위하고, 송악과 마삭줄이 나무 기둥과 돌담을 기어올라 한낮에도 신성한 기운이 느껴진다. 박지도 당제에 송아지 고기가 올랐다면 반월도 당제에는 꿩 고기가 주로 쓰였다. 당숲 바로 앞에 장도(노루섬)라는 작은 섬이 있다. 꿩과 노루가 많이 서식했는데 당제를 지낼 때 제물로 쓰였다고 한다.

반월도 어깨산 자락 아래의 반월마을. 인공 구조물은 모두 보라색으로 단장한 보라색 섬이다.
반월도 어깨산 자락 아래의 반월마을. 인공 구조물은 모두 보라색으로 단장한 보라색 섬이다.
반월도 마을 뒤편의 해안 산책로. 민가가 없어 호젓하게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 좋다.
반월도 마을 뒤편의 해안 산책로. 민가가 없어 호젓하게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 좋다.
퍼플교 뒤로 삼각형 모양의 반월도가 잔잔한 수면에 비친다. 어깨춤을 살짝 올린 모양이어서 어깨산이라 부른다.
퍼플교 뒤로 삼각형 모양의 반월도가 잔잔한 수면에 비친다. 어깨춤을 살짝 올린 모양이어서 어깨산이라 부른다.

마을을 관통하면 산책로는 살짝 언덕배기로 올라간다. 민가가 전혀 없어 바다와 섬만 내려다보이는 호젓한 공간이다. 해질녘이면 무수한 섬 사이로 떨어지는 석양과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다. 언덕을 내려와 반월선착장에 닿으면 두리마을로 돌아오는 세 번째 퍼플교(문브릿지)와 연결된다. 어둠이 깔리기 바쁘게 보라색 조명이 하나둘 불을 밝힌다. 세모꼴 어깨산이 잔잔한 수면에 비친 모습이 보랏빛 꿈처럼 몽환적이다.

신안=글∙사진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열차에서 휴대폰 소리를 줄여달라는 승무원의 요구를 무시하고 욕설·협박한 6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2단독 김태호 부장판사는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1)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4일 오후 9시25분께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을 출발해 목포역으로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에서 50대 승무원을 욕설·협박, 철도종사자의 직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휴대폰 소리를 줄여달라’는 승무원의 요청에 화를 냈다. ‘XXX 없는 XX야,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 내일부터 근무를 못 하게 만들겠다’며 욕설을 반복했다.

이후 좌석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쥔 오른손을 치켜든 채 때릴 것처럼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장은 “A씨가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은 점, 공무집행방해죄로 2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이 사건의 협박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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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망 원인 4위 질환.. 12~1월 사망자 급증

[서울신문]뇌졸중(뇌혈관 질환)은 기온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겨울철에 더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차가운 공기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은 상승시켜 뇌혈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09~2018년 월별 뇌혈관 질환 사망자 수’를 보면 12월 사망자가 2만 2530명을 기록한 뒤 1월에 2만 363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계절적 요인과 별개로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사망 원인 4위의 질환이기도 하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대한민국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사망자가 뇌혈관 질환은 42.0명으로 암(158.2명), 심장질환(60.4명), 폐렴(45.1명)의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심한 두통이 나거나 자꾸 어지럽다면 무조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정확한 의학용어로 말하면 뇌혈관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면 ‘뇌경색’이고, 혈관이 터져서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로 분류한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80%를 차지한다. 중풍이라는 표현도 쓰지만 뇌졸중 또는 뇌혈관 질환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구자성 서울성모병원 뇌혈관센터장은 “중풍은 한방에서 사용하는 말로 통상적으로 뇌졸중뿐 아니라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파킨슨씨 병, 안면 마비, 손떨림 등)까지 포함해 일컫는 말”이라면서 “중풍은 의사들이 말하는 뇌졸중보다 더 크고 모호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혈관 막히면 ‘뇌경색’… 혈관 터지면 ‘뇌출혈’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이다. 동맥경화는 동맥이 딱딱해진다는 이야기다.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화되기 쉽다. 실제 정상인보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5배 높다. 혈압이 높으면 혈액이 혈관을 지날 때마다 혈관 벽에 계속 압력이 가해지고, 혈관 벽이 망가지면 혈관 속을 지나다니는 지방질이나 불순물이 혈관벽 안으로 들어온다.

지방질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벽은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진다.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잠깐 쉬어 간다. 이 과정에서 핏덩어리인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별문제 없지만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온다. 결국 산소 공급이 안 되어 뇌손상이 진행된다.

보통 뇌졸중은 55세 이후로 발병률이 높아진다. 열 살이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 발생률은 약 2배씩 증가한다. 즉, 60세에 비해 70세는 약 2배, 80세는 약 4배 정도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뇌졸중으로 진료받은 환자 약 60만명 가운데 60~7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3분의1을 차지한다. 다만 통계상으로 보면 뇌졸중은 고령에서 더 주의해야 하는 게 맞지만 젊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지난해 50대 환자는 6만여명, 40대 환자도 2만여명에 달했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나이에 상관없이 비교적 젊은 사람이어도 고혈압이 심하면 콜레스테롤 지방질과 찌꺼기가 혈관에 쌓여 뇌졸중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의학 발전으로 뇌졸중도 발병 직후 3시간 안에는 치료가 가능하다. 3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골든타임이 지나서 병원을 찾는다. 2018년 기준으로 뇌손상을 줄일 수 있는 마지노선인 3시간 이내에 응급실로 온 환자는 전체 환자 11만 3455명 가운데 4만 7971명(42.3%)에 불과했다. 뇌졸중 발병 후 1시간 내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만 2904명, 20.2%이었다. 오히려 6시간이 경과한 이후에야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가 전체의 5만 1030명, 45.0%로 가장 많았다.

뇌졸중 환자 대부분은 지속적인 언어장애, 기능 마비 같은 문제를 겪는다. 살아남은 3명 중 1명은 영원히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15년 정도 더 살 수 있는 수명인데 뇌졸중으로 기대수명이 4~5년 정도 짧아진다. 남효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증상을 느꼈을 때 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딱 하나다. 1분 1초라도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고, 시간이 지연될수록 상태는 악화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면서 “아스피린이나 청심환을 먹는다든지 손을 따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행위는 시간을 지체하게 만들어 뇌세포 손상을 심화시키고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50대 환자 6만명… 40대도 2만여명

병원 방문이 지체되는 이유는 평소 뇌졸중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점이 크다. 머리가 아파 오는 것을 단순 두통으로 생각하기 쉽고, 어지럽고 저린 느낌을 피로와 영양섭취 부족 탓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영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갑자기 심한 두통이 생기거나 어지럽고 자꾸 넘어지면 뇌졸중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만약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면 바로 119로 전화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세상 반쪽이 잘 안 보인다 ▲한쪽 팔과 다리가 저려온다 ▲갑자기 말을 못하고 발음이 어눌해진다 등도 뇌졸중 증상으로 꼽힌다.

한 번 뇌졸중에 걸렸다고 해서 반드시 재발하는 건 아니다. 다만 뇌혈관이 이미 손상된 상태라 재발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다. 따라서 뇌혈관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고 손상된 혈관에 핏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처방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약물 복용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약 복용과 함께 환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요소를 철저히 조절하고,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겸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게 훨씬 중요하다. 특히 평소 고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뇌졸중은 여러 번 재발할수록 회복이 더 어려워진다. 한번 뇌졸중을 겪었다면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현대자동차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공장 인수를 완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현대차 러시아 법인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계약은 지난달초 완료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생산이 언제 시작될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과 타스통신에 따르면 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생산 능력은 연간 10만대 규모다.

GM은 지난 2008년 3억달러 가량을 투자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건설했지만 러시아의 경제난으로 승용차 시장이 심각한 침체를 이어가자 7년만인 2015년 해외사업 축소 정책에 따라 이 공장을 폐쇄했다.

러시아연방반독점청(FAS)은 지난 8월3일 현대차가 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지분 94.83%를 매입하는 계약을 승인했다.

FAS는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FAS는 경쟁 제한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 따라 인수를 승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간 20만대 규모 기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GM 이외에도 현대차와 도요타, 닛산의 자동차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18년 기준 37만7600대를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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